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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 브라우저 선택 옵션, 형편없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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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 브라우저 선택 옵션, 형편없는 이유는?
유럽 아이폰 사용자는 사파리 브라우저의 대체 브라우저 목록을 보여주는 팝업 화면을 보게 된다. 대체 서비스 목록에 포함된 브라우저 개발자는 사용자 경험을 서둘러 변경하느라 분주하다.
By REECE ROGERS, WIRED US

유럽에서 아이폰을 새로 구매하면, 기기 설정을 완료한다. 그리고 간절히 필요한 휴가 계획을 세우기 시작할 때 사파리 브라우저에 접속해서 항공편을 검색할 것이다. 이런, 갑자기 사파리를 기본 브라우저로 설정하도록 요청하는 팝업 메시지가 등장한다. 팝업 메시지가 등장하면, 재빨리 대체 브라우저 목록을 훑어보고 1~2개만 익숙한 브라우저임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사파리를 계속 사용하는 것을 선택하고는 항공편을 다시 찾아본다.

애플은 iOS 17.4 업데이트 배포와 함께 유럽 아이폰 사용자에게 기본 브라우저 선택 팝업 화면을 추가했다. 유럽연합 국회의원이 2024년, 인터넷 경쟁을 유도하고자 시행한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s Act)에 대한 대응이다. (현재 미국 아이폰에는 브라우저 선택 화면이 등장하지 않는다.) 브라우저 선택 화면은 이론상 소수 기업이 장악한 시장에서 동등한 경쟁을 펼칠 의도를 갖추었으나 실질적인 효과를 결정하는 요소는 사용자 경험의 품질이다.

애플 브라우저 선택 화면에 등장하는 경쟁사 브라우저 대부분 유럽 시장에서 시작하게 된 과정에 만족하지 않는다. 브레이브 공동 창립자 겸 CEO 브랜던 에이치(Brendan Eich)는 스마트폰 브라우저 기본 설정을 제어하는 강력한 대기업을 카드 여러 장을 넣고 한 장을 선택하도록 하지만 가장 윗부분에 있는 특정 카드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길거리 마술사에 비유했다.

애플 대변인은 브라우저 선택 화면 기록과 관련하여 비공식 대화를 요청했다. 와이어드가 대변인의 요청을 거부하고, 공식 의견을 요청하자 추가 인터뷰 요청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유럽에서 iOS 17.4를 업데이트할 때마다 사파리 브라우저에 처음 접속하면, 브라우저 선택 팝업 화면이 등장한다. 기본 브라우저 선택과 관련하여 짧은 지시 화면이 등장한 뒤 임의의 순서로 브라우저 옵션 12개가 등장한다. 대체 브라우저 목록은 국가마다 약간 차이가 있다. 사파리는 브라우저 선택 목록에 자동으로 포함되며, 나머지 11개 브라우저는 특정 국가에서 아이폰에서 앱을 설치해야 사용할 수 있다. 이 부분도 애플의 기본 설정 구성 요구사항을 준수한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비발디 공동창립자 존 본 테츠너(Jon von Tetzchner)는 “브라우저 선택 화면은 사파리를 클릭하면서 시작된다. 대체 브라우저 선택 팝업 알림이 등장하는 시작점이 잘못되었다는 점에 다수 업계 관계자가 동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테츠너는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 스마트폰 설정 단계에서 기본 브라우저를 선택하도록 안내하는 구글의 신규 브라우저 선택 화면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실제로 유럽 규제 당국의 감시 완화 차원에서 기본 검색 엔진 선택 화면을 구축하는 경험을 어느 정도 제공했다. 2019년, 안드로이드에 검색 엔진 기본 선택 옵션을 추가하라는 명령을 받았을 당시 대안 옵션 개발자 다수가 처음에는 디자인을 비판하고, 경매를 통해 화면 공간을 판매하는 관행을 맹비난했다. 이후 구글은 2021년, 화면 공간 경매 없는 팝업 업데이트를 배포했다. 와이어드는 구글에 검색 엔진 기본 선택 옵션 관련 의견 공개를 여러 차례 문의하였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유럽 규제 집행 속도가 느리다는 점은 어떤 변경 사항이든 국회의원이 법률 제정 과정을 거친 후에만 실질적으로 집행된다는 의미이다. 덕덕고 공공 문제 부사장 카밀 바즈바즈(Kamyl Bazbaz)는 “구글은 형편없는 검색 엔진 선택 화면을 적용하고, 시간을 최대한 오래 끌도록 암묵적인 허가를 받았다. 형편없는 검색 엔진 선택 화면만을 기준으로 효과를 평가하자면, 최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와이어드의 취재에 응한 소규모 브라우저 기업 대표 모두 애플의 대체 브라우저 선택 과정에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를 위한 브라우저 정의와 각각의 브라우저의 특별한 점 등 추가 정보가 제공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파이어폭스 브라우저 개발사 모질라의 글로벌 경쟁 및 규제 자문 책임자 쿠쉬 암라니(Kush Amlani)는 “사용자에게 선택 사항과 관련한 정보와 선택이 중요한 이유를 알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친환경을 지향하는 검색 엔진 기업 에코시아(Ecosia) 공공 정책 및 기후 대응 책임자 소피 뎀빈스키(Sophie Dembinski)는 사용자가 이미 설정과 대체 브라우저를 기본 브라우저로 선택한 뒤 모든 아이폰 사용자의 기기에 브라우저 선택 팝업 화면이 등장하는 방법을 언급했다. 반면, 구글의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브라우저 선택 화면은 외부 기업의 서비스 우선순위 선택 단계를 마쳤는지 보여주지 않는다.

다수 개발자가 애플의 브라우저 선택 화면 팝업에 불만을 드러냈으나 선택 화면에 포함된 브라우저 개발사 모두 좌절한 것은 아니다. 알로하 브라우저(Aloha Browser) 창립자 앤드류 모로즈 프로스트(Andrew Moroz Frost)는 “애플의 브라우저 선택 화면 접근 방식이 공정하며,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 브라우저 목록 순서가 임의로 지정된다는 점을 애플이 공정한 방식으로 대체 브라우저 목록을 제공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예시로 지목했다.

유닷컴(You.com) 창립자 겸 CEO 리차드 소처(Richard Socher)는 애플의 대체 브라우저 선택 화면 팝업에 분노를 드러내기 보다는 브라우저 선택 화면에 검색 중심 스타트업인 유닷컴의 서비스도 포함된 것이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소처는 “이미 사전 선택된 바를 바탕으로 기본 설정 브라우저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소처는 대체 브라우저 목록의 순서가 임의로 지정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브라우저 선택 화면이 대체 브라우저의 사용자 기반 증가 전환점이 될까? 뎀빈스키는 “몇 주가 아닌 몇 달 이내로 사용자가 확실히 증가한 적이 있다”라고 전했다. 일부 브라우저는 다운로드 초기 사용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결과를 보고했으나 애플의 브라우저 선택 화면의 장기 효율성을 광범위한 영역에서 일반화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오페라(Opera) 제품 마케팅 부사장 잰 스탄달(Jan Standal)은 “플랫폼 공급사가 전 세계 앱 개발자의 공정한 경쟁 무대를 제공한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와이어드의 취재에 응한 일부 기업은 디지털시장법에 따라 적용된 브라우저 선택 화면의 선례가 전 세계 소프트웨어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애플의 대체 브라우저 선택 화면 적용 이후 화면이 애플, 구글, 메타의 규제 개정 사항을 위반한 방법을 대상으로 한 포괄적인 조사의 일부분이 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웹 브라우저 선택 화면 디자인을 포함한 애플의 조처가 추후 디지털시장법 제6조 3항 위반 행위이기도 한 사용자의 진정한 애플 생태계 내 서비스 선택을 막을 가능성을 우려한다”라고 전했다. 그동안 법률 집행 속도가 느렸던 점을 고려하면, 조사를 마치는 데 최장 1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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