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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가속화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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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가속화의 역설
인류는 화석연료 소모량을 줄여야 한다. 그러나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이면, 지구 냉각에 도움이 될 에어로졸이 감소하여 지구온난화 속도가 빨라질 수도 있다.
By MATT SIMON, WIRED US

의도가 아무리 긍정적이었다고 해도 처벌을 면하는 것은 아니다. 기후변화를 늦추려는 시도도 마찬가지이다. 인류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면서 지구를 냉각하는 에어로졸 방출량도 감소했다. 에어로졸은 태양 에너지 일부가 우주로 반사되도록 막는 작은 우산 역할을 하는 오염 미립자이다.

노르웨이 오슬로 국제기후연구소(Center for International Climate Research) 기후 연구원 외빈드 호드네브로그(Øivind Hodnebrog)는 “에어로졸 방출량 감소라는 직접적인 반사 효과보다 더 중요한 점은 구름의 구성 요소가 바뀐다는 점이다”라며, “기본적으로 에어로졸은 더 밝은 구름을 형성하며, 구름은 햇빛을 우주로 반사한다”라고 설명했다.

각국 정부가 대기질 규제, 재생에너지 및 전기차 사용 노력을 펼치는 동시에 하늘로 방출되는 배출량이 감소하는 덕분에 지구온난화 수준이 완화될 수도 있다. 하지만 오염원 방사 수준도 어느 정도 사라지는 탓에 온난화 수준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호드네브로그 연구원은 최신 연구 논문을 통해 에어로졸 효과가 이미 열 방출에 영향을 미친 수준이 크다고 밝혔다.

화석연료 오염의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는 대기 중 에어로졸에 며칠 이상 존재하는 아황산가스이다. 오염원을 줄인다면, 대기 중에 수백 년간 남아있는 이산화탄소보다는 거의 즉시 효과를 접할 수 있다.

오랫동안 존재한 데다가 피할 수 없는 딜레마이지만, 지구에 해가 되는 오염 상태를 유지할 이유도 없다. 화석연료 에어로졸 때문에 매년 호흡기 질환, 심장질환 등 기타 건강 문제 관련 사망자 수백만 명이 발생한다. 따라서 지구와 인간의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탈탄소화 노력이 중요하다. 탈탄소화의 필요성은 날이 갈수록 시급해지는 추세이다. 2023년은 기온 기록이 시작된 후 가장 더운 해였다. 2024년 3월 기온은 10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태평양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수온 상승 현상인 엘니뇨의 영향으로 해양 기온은 지난 1년 사이 역대 최고치로 급격히 상승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과학계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엘니뇨 현상도 대기 중 열을 추가한다.

매사추세츠 우드웰 기후연구소(Woodwell Climate Research Center) 수석 과학자 제니퍼 프란시스(Jennifer Francis)는 “기온 상승 기록이 많은 데다가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한 사실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인류 사회가 온실가스 증가를 전면 중단하기 전까지 2023년과 같은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은 엘니뇨 현상이 없어도 흔한 일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온실가스 배출 전면 중단을 포함한 기온 상승 수준을 낮추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버클리어스(Berkeley Earth) 연구원 제크 하우스파더(Zeke Hausfather)는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수준이 완화되는 긍정적인 현상을 관측했다. 하지만 그동안 햇빛을 막았던 오염원이 사라지면서 기온이 상승하는 현상도 동시에 관측했다. 따라서 버클리어스 연구팀의 모델은 지구 표면 온난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일부 증거를 발견하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기후 과학 분야에서는 가속화 현상이라고 칭한다. 하우스파더 연구원은 1970년부터 10년당 0.18℃씩 기온이 상승했으나 지난 15년간 10년당 0.3℃ 수준으로 기온 상승 속도가 빨라졌음을 입증하는 데이터를 보여주었다.

하우스파더 연구원은 동료와 함께 지구·환경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s Earth and Environment)에 게재된 연구 논문을 통해 에어로졸이 그동안 온난화를 억제한 효과를 수치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클라우드앤 더 어스(Clouds and the Earth)의 방사선 에너지 시스템(Radiant Energy System)이라는 지구로 유입되는 태양 에너지 및 우주로 반사되는 에너지 차이를 탐지하는 위성 장비로 측정한 2001~2019년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연구를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지구의 에너지 불균형 수준을 나타내며, 기온이 상승하면서 에너지 불균형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연구팀은 세계 배출량 데이터에 네 가지 현재 기후 모델을 주입하고는 위성 측정 결과를 재생성했다. 호드네브로그는 “에어로졸 배출량 데이터를 꾸준히 주입하여 시간에 따른 에어로졸 배출량 변화는 포함하지 않았을 때 에너지 불균형 수준 상승세가 줄어들고, 위성 측정값을 재생성하지 못했다. 따라서 에어로졸 배출량 감소를 고려하여 현재 관측된 기온 상승 기록과 우주에서 측정한 결과를 설명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지난 20년간 에어로졸 배출량 감축 수준이 전 세계 기온 상승을 초래한 추가 온난화 에너지를 의미하는 에너지 불균형 증가 비중 약 40%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호드네브로그 연구원은 에어로졸 배출량 감소와 관련, “일시적인 표면 온도 상승 가속화 현상을 견인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제시했다면, 더 놀랐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에어로졸 배출량 데이터를 주입하지 않는 일은 까다롭다. 인류가 지나치게 복잡한 대기 문제를 다루기 때문이다. 그 예시로 구름 형성 모델 생성이 어려운 것으로 널리 알려진 사실을 언급할 수 있다. 또, 인간이 생성한 에어로졸이 특정 구름 형성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자연 에어로졸의 영향과 비교하기도 어렵다.

에어로졸이 대기에 방출될 때의 냉각 효과 수준도 확실히 알 수 없다. 냉각 효과가 강하다면, 추후 에어로졸이 줄어들면서 지구 기온이 상승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마치 지구의 에어컨을 끄는 것과 같다고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냉각 효과가 약하다면, 에어로졸이 줄어들어도 기온 상승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이다. 2022년, 어느 한 연구팀은 냉각 효과가 강하여 지구 온난화 수준이 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현실이 된다면, 파리 기후협약에서 정한 1.5℃ 미만의 기온 상승 목표치를 유지할 확률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호드네브로그 연구원은 동료와 함께 새로이 게재한 논문을 통해 다양한 모델을 활용하여 에어로졸 농도가 지구 온도에 미칠 영향이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에어로졸 수치와 구름 내 에어로졸 농도를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제시한 연구 논문 결론은 네 가지 다른 모델로 확인한 결과의 평균치이다.)

오늘날에도 일부 과학자는 에어로졸 감소에 따른 지구온난화 가속화 수준을 비관적인 관점에서 본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기후 과학자 마이클 만(Michael Mann)은 “1970년대와 1980년대는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었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1970년대와 1980년대는 청정 공기 규제로 석탄을 연소하여 가동하는 전력 발전소에 스크러버(scrubber)를 요구하여 에어로졸을 형성하는 아황산가스 제거를 요구하기 시작했던 때이다. 만 박사는 “지난 수십 년간 지구온난화 속도가 빨라졌다는 증거는 없다”라고 말했다.

대신, 자연의 변수를 고려할 수 있다. 바로 수년간 지구에서 인간이 초래한 기온 상승 요인이 없어도 발생하는 전 세계 기온 상승과 하락 수준이다. 2023년의 상황을 그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높은 기온을 기록한 원인은 인간의 대기 중 탄소 배출 중단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엘니뇨라는 자연 현상의 영향도 있다. 만 박사는 “해수면 고점의 조류를 생각해 보아라. 해수면 상승과 꾸준히 기록되는 온난화 현상은 인류가 우려해야 할 현상이자 탄소중립을 달성할 때까지 계속 고려해야 하는 현상이다”라고 설명했다.

매우 분명한 사실이자 과학계에서도 상당 부분 인정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바로 인간은 일부 에어로졸이 계속 온난화 원인이 되더라도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프란시스는 “최근 지구 온난화 가속화 현상은 온난화 현상 악화로 이어질 경계에 이르렀다. 추가 논의가 필요한 이유이다. 하지만 최근의 지구 온난화 가속화 수준을 제외하고 설명하자면, 그동안 널리 알려진 세계 기온 상승 원인은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한 온실가스 농도 증가이다”라고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Paradox That's Supercharging Climate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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