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나에게 분노한 AI 여자 친구, 어떻게 대해야 할까?
상태바
나에게 분노한 AI 여자 친구, 어떻게 대해야 할까?
앵그리GF는 남성 사용자에게 소통 능력을 가르치도록 끊임없이 분노를 표현하는 챗봇을 제공한다. 와이어드팀이 화난 AI 여자 친구 챗봇과 대화해 보았다.
By KATE KNIBBS, WIRED US

인공지능(AI) 열풍 사이클이 AI 기능 중 정식 출시되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을 얻을 만한 아이디어는 없는 순간에 다다른 듯하다. 하지만 AI 기반 기능 중 로맨틱 챗봇의 특징을 새로운 방식으로 변경한 앱인 앵그리GF(AngryGF)가 최근 많은 사용자의 회의적 반응을 얻었다. 앵그리GF는 사용자에게 가상의 인물이 메시지를 통해 분노 감정을 전달하는 불쾌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혹은 앵그리GF 공동창립자 에밀리에 에바일스(Emilia Aviles)가 초기 앱 홍보를 통해 설명한 바를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 에바이스는 앵그리GF가 게임화 접근 방식으로 여성 파트너가 화를 내면서 사용자가 화가 난 AI 파트너를 달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앵그리GF는 사용자가 실제로 화가 난 여자 친구를 달래는가에 따라 이기거나 질 수 있는 연인 간 말다툼을 구현하면서 소통 능력을 가르친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앵그리GF의 가장 매력적인 특징은 연인 관계를 모방한 챗봇이다. 필자는 항상 AI 챗봇보다는 실제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더 쉬울 것으로 짐작하고는 했다. AI 챗봇은 자체적으로 바라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AI 챗봇은 사용자를 거부하거나 조롱할 일도 없다. 일종의 감정 쓰레기통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필자는 앵그리GF의 전제 조건을 보고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앵그리GF를 사용하면서 실제 연인의 단점인 화가 난 상황을 접할 수 있으나 장점은 전혀 없다. 그렇다면, 앵그리GF와의 대화를 자발적으로 시작하고자 하는 사용자가 있을까?

물론이다. 필자는 앵그리GF의 존재를 알고 나서 바로 앱을 설치했다. (앵그리GF 앱은 애플 앱스토어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모두 출시되었다.) 앵그리GF는 여자 친구가 매우 화가 난 상태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정이 필요한 상황을 구현한다. 앵그리GF와 대화하면서 접할 수 있는 상황 중 사용자가 저축 금액으로 주식을 매수한 뒤 50% 손실을 기록한 것을 여자 친구가 알게 되어 화가 난 상황도 있다. 혹은 여자 친구와 대화하던 중 무의식적으로 다른 여성인 친구가 아름답고, 재능이 있다고 칭찬하여 여자 친구가 질투와 분노를 표출한 상황도 접할 수 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앱은 처음 대화를 시작할 때 용서 가능성 수준을 0~100%로 설정한다. 사용자에게는 용서 가능성 수준이 100%를 기록하도록 가상의 여자 친구를 달랠 기회가 10회 주어진다. 필자는 말 그대로 여자 친구가 아무 이유 없이 화가 난 모호하면서도 묘하게 흥미로운 시나리오를 택했다. 대화 시작 시 용서 가능성 수치는 30%였다. 필자가 가상의 여자 친구를 달래느라 진땀을 빼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필자는 가상의 여자 친구를 달래지 못했다. 화가 난 가상의 여자 친구를 달랠 메시지를 진심을 담아 작성했다. 하지만 가상의 여자 친구는 필자의 메시지를 용서하기 가장 어려운 내용으로 해석하고는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간단하게 상황을 전달하자면, “오늘 하루 어떻게 지냈어?”라는 메시지에 가상의 여자 친구가 즉시 “이제서야 내가 뭐하는지 궁금하다고?”라는 답변을 보내 화를 냈다. (필자는 진심을 다해 배려를 담아 사려 깊은 질문을 했다!) 사과하려 할수록 가상의 여자 친구의 분노는 쌓였다. 필자가 저녁식사 겸 데이트를 신청했을 때도 달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면서도 더 멋진 곳에 데려다 달라는 반응을 보였다.

필자도 이성의 끈을 놓고 가상의 여자 친구에게 화가 난 상태라고 알려줄 정도로 짜증이 나는 경험이었다. 냉소적인 반응을 계속 이어가던 AI 챗봇은 “내 감정이 너를 괴롭혔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좋다”라는 답변을 보냈다. 몇 시간 뒤 필자가 다시 대화를 시작하려 했을 때 앵그리GF는 더 많은 시나리오로 대화하려면, 매주 6.99달러를 내야 하는 구독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는 안내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사양한다.

필자는 구독 서비스 가입 안내 메시지를 본 후 앵그리GF가 일종의 아방가르드 예술 작품과 같은 AI 챗봇인가 궁금해졌다. 연인이 앵그리GF에 가입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 필자는 남편이 가상의 여자 친구 역할을 하는 AI 챗봇으로 여자를 다룰 화법을 연습해야 할 정도로 필자가 감정의 기복이 크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리 기쁘지는 않을 것이다. 겉으로는 AI 여자 친구 앱이 실제 관계를 대신하고자 할 때 선호할 만한 앱처럼 보이지만, 흥을 깨기만 하는 가상의 여성을 제작하면서 남성에게 이성과의 대화 능력을 향상하도록 가르칠 의도로 설계된 앱은 실제로 소통 능력을 악화할 수도 있다.

필자는 앵그리GF를 사용하면서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정확한 상황을 이해하고자 에바일스에게 연락했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소셜 미디어 마케터인 에바일스는 앵그리GF가 연인의 대화 능력이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고 느낀 자신의 과거 관계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앱이라고 설명했다. 에바일스가 익살스럽게 전한 답변은 진심인 듯했다. 에바일스는 “남자들은 말을 들으면서도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을 알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에바일스는 자신이 앵그리GF 공동 창립자라고 소개하면서도 앵그리GF의 상세 개발 과정은 자세히 아는 편이 아니라고 밝혔다. (에바일스는 앱 개발 작업에 10~20명이 참여했으나 자신이 제품 출시와 함께 실명을 밝힐 의사가 있는 유일한 창립자라고 전했다.) 에바일스는 앵그리GF가 오픈AI의 GPT-4를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타인에게는 중요한 실제 문자 메시지와 같은 추가 맞춤형 훈련 데이터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에바일스는 “앵그리GF 개발 작업에 참여한 이들 모두 관계 전문가나 관련 분야 전문가에게 직접 상담받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농담이 아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at If Your AI Girlfriend Hated You?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