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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의 치명적인 자율주행 차량 충돌 사고 법정 다툼, 드디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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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의 치명적인 자율주행 차량 충돌 사고 법정 다툼, 드디어 끝
2018년, 보행자 사망 사고를 낸 우버 자율주행 차량 운전자 라파엘라 바스퀘즈가 5년간의 소송 끝에 보행자를 위험에 빠뜨리게 하여 유죄를 인정했다.
By LAUREN SMILEY, WIRED US

애리조나주 템피 도로에서 자전거를 끌고 길을 지나던 행인인 일레이나 허츠버그(Elaine Herzberg)라는 여성이 우버 자율주행 차량에 치여 사망한 지 5년이 지났다. 허츠버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기본적으로 완벽하지 않은 자율주행차에 인간이 탑승한 상황에서 발생한 도로 사망 사고가 누구의 책임이 되는가를 중심으로 제기된 철학 문제가 매우 현실적인 법률문제로 바뀌었다. 학습 단계에 있는 인공지능(AI)이 사고 책임을 져야 하는가? 제대로 된 법률이 없는 자율주행차를 개발한 기업이 책임져야 하는가? 아니면 주행 중인 자율주행차가 문제를 일으킬 때 직접 핸들을 잡아야 하는 인간 운전자의 책임인가?

2023년 7월 28일(현지 시각), 자율주행차의 도로 사망 사고 책임을 둘러싼 오랜 질문의 답을 얻게 되었다. 애리조나주 법원은 사고 당시 우버 자율주행 차량 운전석에 탑승한 차량 시범 운영자 라파엘라 바스퀘즈(Rafaela Vasquez)의 책임이라고 판결했다. 2022년, 와이어드의 심층 인터뷰에 응한 바스퀘즈는 사고 위험 발생 상황과 관련하여 유죄 책임을 인정했으며, 별도의 징역형 선고 없이 보호관찰 3년 형을 선고받았다. 애리조나주에서는 ‘위험 발생 상황’을 “사망 혹은 신체적 부상 임박이라는 기본적 위험성이 있는 상태에서 타인을 위험에 빠뜨리는 무모한 상황”이라고 정의한다.

애리조나주에서는 유죄 인정이 자율주행차 사고 관련 모든 이해당사자를 재판의 불확실성에서 벗어나도록 했다. 배심원단이 바스퀘즈에게 처음 적용된 부주의에 따른 살인 혐의라는 중범죄 유죄를 인정했다면, 바스퀘즈는 주 교도소에서 징역 4~8년 형을 선고받았을 수도 있다. 바스퀘즈는 와이어드의 인터뷰에 응했을 당시 2000년대 초반 남성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성폭력을 당한 사실을 고려하면, 교도소 수감이 특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재 과정에서 사고 당시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검찰의 주장에 반박한 사항이 해결되지 않아 법률 소송 절차가 진행되었다. 사건은 바스퀘즈가 사고 당시 개인 스마트폰으로 TV 쇼 ‘더 보이스(The Voice)’를 시청한 혐의를 제기했다. 반면, 바스퀘즈는 업무용 기기로 우버의 슬랙 메시지를 검토 중이었다고 반박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바스퀘즈의 유죄 인정과 함께 우버는 기존 자율주행 프로그램의 또 다른 당혹스러운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사고 이전,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ational Transportation Safety Board)가 장문의 조사 보고서를 통해 우버 자율주행 프로그램의 위험성을 한 차례 강조했다. 바스퀘즈의 변호인단은 사고 원인을 우버의 책임으로 돌릴 변론을 위해 모든 의도를 입증하면서 바스퀘즈가 사고를 막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우버는 법원 판결 직후 소송 관련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바스퀘즈의 변호인단은 사전 심리 당시 우버의 자율주행 차량 위험성을 발견한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 보고서를 인용했다. 변호인단은 사고 차량이 허츠버그를 보행자로 인식하지 못하여 브레이크를 작동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우버가 부적절한 안전 관행을 유지했으며, 인간의 명령 입력 요구 사항이 거의 없는 자동화 과정에서 인간이 직접 기울이는 주의 수준이 낮다는 ‘자동화 완성’이라고 널리 알려진 현상에서 시범 주행 운영자를 보호하려는 노력을 거의 적용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사고 발생 수개월 전 우버는 자율주행 시범 운행 두 대에서 안전 요구사항을 제거했다. 시범 운행 차량 운영자는 와이어드에 안전 요구사항이 사라진 탓에 경각심을 갖고 우버의 휴대전화 사용 금지 정책 준수를 위해 각별히 주의를 기울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충돌 사고 발생 몇 달 후 우버 자율주행 차량 시범 프로그램의 어느 한 운영자가 몇 시간 단위로 같은 경로를 반복하여 이동하면서 휴대 전화 사용을 스스로 감시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우버는 자율주행 차량에 탑승한 운영자의 주행 중 기기 사용을 금지한 동시에 휴대전화를 차량에 두고, 우버의 슬랙 메시지를 즉시 확인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2018년 사고 이전에도 우버는 휴대전화 사용 정책 위반으로 다른 자율주행 차량 시범 운영자 여러 명을 해고했다.

바스퀘즈가 소송으로 업무용 기기로 우버의 슬랙 메시지를 확인 중이었다고 펼친 주장은 우버 자율주행 차량의 문제점을 지적한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의 보고서 발행 시점보다 한참 뒤에 제기되었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도 바스퀘즈의 부주의가 사고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바스퀘즈의 변호인단은 바스퀘즈가 ‘더 보이스’ 방송 음성만 들었다고 주장했다. (우버는 자율주행 차량 시범 운영자의 라디오 청취를 인정한다.) 또, 바스퀘즈의 변호인단은 사건 수사관이 바스퀘즈가 사고 당시 본 기기와 사고 이후 몇 초간 보았던 기기를 같은 기기인 것처럼 사실을 혼합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피고 측 변호인인 알버트 모리슨(Albert Morrison) 변호사는 7월 28일(현지 시각), 법원에서 “바스퀘즈는 더 보이스를 시청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우버의 요청에 따라 차량 시스템을 모니터링했다. 그러나 판사는 바스퀘즈의 행동 자체가 부주의함이라고 판단했다. 바스퀘즈는 유죄를 인정하고, 사고 책임을 지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바스퀘즈와 우버는 유죄 인정 이후 사건 결론을 위한 추가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술 전문가이자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법학 교수인 브라이언 워커 스미스(Bryant Walker Smith) 교수는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가 사고 당시 슬랙 메시지 문제를 다시 조사하여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워커 스미스 교수는 “첫 번째 자율주행 차량 사망 사고가 거짓으로 남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며, “진실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TV 쇼를 시청한 것이 사실이라면, 사고 책임을 바스퀘즈의 탓으로 돌릴 수 있다. 반면, 슬랙 메시지 검토 자체는 우버의 정책과 관행과 관련하여 여러 의문점을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다.

우버의 자율주행 차량 프로그램을 둘러싼 문제는 전직 우버 자율주행 차량 운영 관리자였던 로비 밀러(Robbie Miller)가 문제를 심각하다고 받아들여 사고 직전 우버 고위급 지도자에게 내부 고발 메일을 작성하고, 자율주행 차량의 형편없는 안전 기록 및 관행을 경고하는 계기가 되었다. 2022년, 와이어드의 바스퀘즈 심층 인터뷰 기사 보도 이후 밀러는 와이어드에 바스퀘즈가 사고와 관련하여 중재가 아닌 소송을 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현재 밀러는 상업용 자율주행 기술 기업 프론토 AI(Pronto AI) 최고 안전 책임자이다.)

당시 밀러는 “바스퀘즈가 사고 책임을 두고 우버와 맞서 싸우기를 바란다. 물론, 바스퀘즈에게도 어느 정도 사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버가 바스퀘즈에게 지시한 작업 자체가 적절한 작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스퀘즈가 겪은 일은 다른 이도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실수를 했을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라고 주장했다.

바스퀘즈의 사건 판결에 따르면, 우버의 자율주행 차량 부서 기술 프로그램 관리자였던 또 다른 우버 전 직원이 우버가 위험성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와이어드의 취재에 응한 우버의 다른 직원 여러 명도 바스퀘즈가 모든 형사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1년 후 애리조나주 검찰은 우버의 형사 책임과 관련하여 기소하지 않았다.)

바스퀘즈의 유죄 인정은 2023년 여름,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 판결과 비슷하다.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서는 2019년, 테슬라의 오토파일럿(Autopilot) 기술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여 성인 두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운전자를 형사 기소했다. 미국 검찰이 자율주행 차량 사망 사고로 운전자를 기소한 첫 번째 사례이다. 테슬라 관계자는 법원에서 기소된 운전자인 케빈 조지 아지즈 리아드(Kevin George Aziz Riad)가 사고 당시 양손을 핸들에 두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케빈 조지 아지즈 리아드의 차량은 적색 신호일 때 시속 74마일(약 119.1km)로 주행하다가 차량 한 대와 탑승자를 상대로 충돌 사고를 냈다. 2023년 6월, 케빈 조지 아지즈 리아드는 차량 사망 사고와 관련하여 적용된 중범죄 혐의 2건을 부인하지 않았으며, 보호 관찰 2년 형을 선고받았다. 징역형은 선고되지 않았다.

바스퀘즈의 유죄 인정은 2023년 여름, AI의 위험성 우려가 만연해진 가운데 선고되었다. 캘리포니아주는 크루즈와 웨이모의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하루 내내 시민의 무인 자율주행 차량 호출 서비스 운임을 청구할 가능성을 두고 다툼을 벌였다. 또, 샌프란시스코주 관료는 자율주행 기술이 아직 차량 호출 서비스 운영 준비가 되지 않거나 안전성을 갖추지 않은 상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율주행 차량 기술 옹호 세력이 오랫동안 주장한 바와 같이 현재 상황이 정확히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자율주행 산업의 임무는 매년 미국에서 4만 명이 넘는 사망자 발생 원인이 되는 인간의 운전 실수를 없애는 것이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애리조나주 템피에서 발생한 우버 자율주행 차량의 사망 사고는 인간이 부담하기에는 너무 많은 문제이다. 우버의 결함이 있는 자율주행 차량 시범 운행 프로그램과 바스퀘즈의 도로 주의 실패가 겹친 인간의 부주의함이 사고의 원인이다.

우버는 법원 밖에서도 자율주행 차량 관련 문제를 직면했다. 자율주행 차량 충돌 사고는 부서 해체와 자율주행 차량 운행 중단으로 이어진 우버의 자율주행 차량 부서 운영 종료 시작점이 되었다. 그러나 우버는 사고 이후 매각한 자사 자율주행 차량 부서의 지분을 구매한 채로 보유했다. 또, 우버는 2023년 하반기 중으로 애리조나주에서 자사 차량 공유 플랫폼을 통해 웨이모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차량을 직접 개발하지 않고도 미래의 자율주행 차량 운행이라는 발자취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워커 스미스 교수는 “우버의 행보는 사고 책임과 여파와 관련하여 훌륭한 사례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사고 피해자인 허츠버그는 사망했으며, 바스퀘즈는 사고 이후 5년간 혼자 지옥 속에서 살아갔다. 그리고 앞으로 3년간 보호관찰을 받게 된다. 우버의 내부 고발 메일 작성자인 밀러는 바스퀘즈의 기소 소식과 관련, 와이어드에 “화가 나는 소식이다. 사고 책임을 단순히 바스퀘즈의 탓으로 돌리기 쉬운 것처럼 보인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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